몽골 목회 칼럼

제국을 통일한 신발? (2023.04.23)

작성자
한인교회
작성일
2023-04-20 05:38
조회
206

제국을 통일한 신발? (2023.04.23)

이상수 목사

12-13세기 전에는 몽골 초원에 여러 부족들이 살았습니다. 칭기스칸이 초원의 부족을 연합하여 몽골이라는 나라를 세우게 된것이지요. 이후 단합된 몽골의 힘은 어마어마했습니다. 아시아에서는 베트남이나 인도 등 몇 나라를 빼곤 몽골의 영토가 되었죠. 몽골의 서진은 지중해 동부 연안까지 닿았고요. 몽골은 지구상에서 가장 큰 땅을 지배하는 국가가 됩니다. 몽골이 이 시기 러시아를 300년간 지배했던 이야기는 들어 보셨겠지요.

이런 엄청난 일이 어떻게 가능했는지는 유목 문화에서 그 실마리를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열악한 환경에서 늘 먹거리와 자원이 부족 했기에 유목민들은 농경문화의 사람들을 약탈하곤 했습니다. 우리가 아는 ‘천고마비’의 뜻도 가을이 아름답다는 단순한 뜻이 아니라죠. 말이 살쪘으니 겨울 전에 유목민이 약탈하러 올 수도 있다는, 본래 농경문화에서는 달갑지 않은 표현입니다.

유목민은 이동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가족과 가축, 집인 게르 마저도 반나절이면 정리하고 어디로든 떠날 수 있습니다. 이런 유목민의 특성은 전쟁에서 장점이 되었습니다. 모든 부대가 말로 이동하는 기동성은 물론이고, 식량 보급을 따로 하지 않아도 되는 최적의 시스템인 것이죠. 몽골은 고기가 주식이기에 먼 길은 고기를 말린 육포를 들고 가면 간편했습니다. 물 부어 끓이면 핫 팟(Hot Pot) 요리가 되는 거구요.

전쟁에 특화된 문화죠. 빠른 기동성, 보급의 안정성, 그리고 현대 전투의 교본이 된 게릴라 전술까지 말입니다. 그리고 영하 50도 혹한의 몽골에서 겨울을 난 몽골 말들의 지구력도 타 지역 말들을 뛰어 넘습니다. 또한 나라의 지배계층을 정복하고 자신들의 지도자를 세우거나, 자신들에게 협조하면 체제와 종교, 문화를 인정하던 지배 구조도 빠른 정복을 가능케 했습니다.

정말 많은 이유가 있지요. 몽골군의 복장도 재미있는데요. 말로 이동을 하며 발걸이에 발을 겁니다. 그리고 자유로워진 두 손으로 멀리 활을 쏘지요. 두꺼운 철갑옷과 긴 창을 들고 달려오던 중세 유럽 기사는 당황 할 수밖에요. 이런 몽골군이 신는 신발이 좀 특이 합니다. 마치 버선코처럼 신발 앞쪽이 들려 있는 것이지요. 지금 신는 전통신발도 그렇습니다. 이유는 말에서 떨어지게 될 때 발이 말안장에 이어진 발걸이에서 잘 빠지게하기 위함이라네요.

안전하게 떨어지는 것이지요. 대륙 달리고 천하를 함께 호령한 말이지만, 떨어졌을 때 발이 걸려 끌려가는 것보단 안전하게 분리 되는 것이 더 중요했으니 말이지요. 말 위에서 태어나 말 위에서 한 평생 산다는 몽골인도 언제든 떨어질 수 있음을 생각하네요.

우리의 신앙에도 이런 안전장치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신앙인인 우리도 믿음으로 사랑하고 산다지만, 어느새 싹트고 있는 비교와 정죄, 교만으로 언제는 실수 할 수 있으니 말이지요. 잘 걷고 있고 달리고 있다고 생각한 신앙에서 미끄러질 때 잠시 내 시선을 내려놓고 다시 사신 주님을 함께 바라보기 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