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목회 칼럼

귀신을 속이려는 사람들 (2023.07.16)

작성자
한인교회
작성일
2023-07-15 18:34
조회
273
귀신을 속이려는 사람들 (2023.07.16)

이상수 목사

몽골에 도착해서 다니다 보면 도시 근교에 종종 공동묘지를 보게 됩니다. 멀리서 보면 푸른 초원에 세워진 작은 돌들처럼 보이지요. 처음에는 카작족이나 러시아 사람들이 주로 묘를 썼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몽골에서도 장례가 나면 화장을 하거나 납골 형태로 초원에 묘를 쓰고 매장하지요.

지금은 법으로 금지되었지만 예전에는 풍장(風葬)이는 방식으로 장례를 행했답니다. 풍장은 조장이라고 불리는 티벳 라마불교의 장례 풍습의 영향도 있을 않았을까 싶은데요. 환생을 염두에 두고 있는 티벳에서는 새들이 죽은 자의 시신를 먹게 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하늘로, 좋은 곳으로 영혼이 이동한다는 그들의 생각과 믿음이 있습니다.

몽골의 풍장은 초막이나 초원에 시체를 두었다가 나중에 뼈를 거두는 방식이지요. 물론 새들이 시신에 오면 좋은 곳으로 갔다고 생각하지요. 그리고 땅에서 벌레 먹으면 좋지 않을 일이 생겼다 생각합니다. 10년 전 몽골 친구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시골에서 풍장을 했습니다. 소달구지에 시신을 싣고 덜커덕 거리며 몽골 초원을 가게 하지요. 그리고 시신이 떨어진 곳이 있을 자리가 되는 것이구요.

약탈이나 도굴보다는 뼈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화 때문인 듯 합니다. 몽골이라는 대제국을 세우고 세상에서 가장 큰 영토를 자랑한 칭기스칸의 무덤이 없는 이유이기도 하지요. 아무도 찾지 못하게 평장을 하고 장례를 행한 사람, 장례식에 마주친 사람까지 다 해하면서 말이지요. 그렇게 칭기스칸과 같은 큰 인물이 다시 돌아오길 바랬던 것이지요.

그렇게 했던 이유는 영혼에 대한 생각 때문입니다. 어디로 가는지는 모르지만, 다시 돌아오는 지도 정확하게는 모르지만 말이지요. 지금 현대의 문화에서도 이런 많은 내용들이 몽골 생활 풍습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게르나 집 가장 안쪽에는 조상들을 기억하는 공간도 있구요. 우리네 같은 유교의 예라기보다는 죽은 자들이 산자들을 돌보고, 때로는 해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가 강합니다.

그래서 몽골의 장례도 보면 시신이 집 밖을 나갈 때 문이 아닌 창문으로 나가게 합니다. 머리부터 나가게 하는 경우도 있구요. 그리고 장례 후 묘지에 시신을 매장하고 함께 같던 사람들은 올 때의 길이 아닌 다른 길로 내려가지요. 이는 죽은 자의 영혼이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게 하려고 택하는 방법들입니다. 죽은 이를 애틋하게 여기지만, 죽은 자의 영혼이 돌아오지 못하게 한다?!

죽은 이의 영혼이 어린아이에게 깃들었다면 다시 떠나보내는 의식도 하니까요. 확실히 죽은 조상들을 섬긴다는 것 보다는 죽은 이와 죽은 영혼들에 대한 두려움이 더 강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렇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이상합니다. 그렇게까지 두려워하는 죽은 자의 영혼이라면, 귀신이라면 올 때와 다른 길로 내려간다고 찾지 못할까? 아니면 그렇게 쉽게 생각하려는 사람들의 마음인 것인가?

우리도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알고 계신다 생각하지만, 이것만은 모르실꺼야라고 종종 생각하지 않나요? 하나님께서 관여하지 않는 부분이 있으실 것이라고 말이지요. 때로는 기도해도 안되더라면서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