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목회 칼럼

몽골 테렐지 국립공원 (2023.12.17)

작성자
한인교회
작성일
2023-12-16 14:29
조회
80
몽골 테렐지 국립공원 (2023.12.17)

이상수 목사

엊그제 공항을 나가다 보니 너른 들판에 눈이 한 가득입니다. 언제 여름의 초록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산마다 눈으로 포근합니다. 겨울 몽골에서 볼 수 있는 또 다른 아름다운 풍경이지요. 실은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자연이라 할 만큼 몽골은 다양한 얼굴을 보여줍니다.

‘죽을 고비를 넘긴다’는 몽골 남쪽의 고비(Говь) 사막부터 말이지요. 끝없이 펼쳐진 초원의 동쪽 벌판과 중부의 풍요로운 초원은 몽골의 젖줄이라 할 만 합니다. 만년설이 녹지 않는 서부의 산과 소금 호수 그리고 북부의 타이가 살림지대는 또 어떻구요.

하지만 몽골을 여러 모습을 보기에는 워낙 넓은 땅에 먼 거리라 참 쉽지 않지요. 어디 한 곳만 보려고 해도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의 여행 계획은 세워야 합니다. 그런데 올 해 몽골을 여행으로 방문 하시는 분들을 보니 3~4일 방문도 꽤 되더라구요. 몽골의 어디를 다녀오시는 것일까요?

길게 시간을 내지 않고도 이런 몽골 여행이 가능한 이유는? 바로 테렐지(Горхи-Тэрэлж) 국립공원이 있기 때문입니다. 테를지는 1993년 몽골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는데요. 울란바타르에서 60km 거리로 비교적 가깝고 도로 사정도 좋습니다. 칭기스칸 국제공항에서 바로 이동해도 테렐지까지 80km 정도면 되지요.

저도 고비 사막과 홉스골 호수(Хөвсгөл нуур) 등 몇몇 여행지를 다닐 기회가 있었는데요. 시간도 많이 들지만 편하지만은 않은 몽골 시골 여행 인프라에 약간 부담이 될 수 있는 가격 등 많은 요소를 고려해야 하지요. 물론 천혜의 자연을 만나는 감격이 모든 요소들을 상쇄하고도 남지만요.

하지만 여러 생각에 움직이지도 못할 바엔 되는 시간에 여행도 좋겠지요. 이런 분들에겐 몽골 테를지 국립공원이 참 좋습니다. 마치 테를지는 몽골의 여러 풍경들을 미니어처로 작게 만들어 놓은 듯 한 절묘한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한국의 여러 방송에도 종종 소개가 되지요.

몽골 초원의 풍경을 달리다가 도착한 테를지 입구에서는 작은 어워(Ovoo)를 지나 강을 건넙니다. 강을 건너다보면 오래 된 나무다리도 보이고요. 관광객들을 맞이하는 여러 캠프들과 그 위로 웅장한 기암괴석들은 마치 금강산을 보는 듯 합니다. 캠프에서 보는 풍경은 스위스 어느 동네 같기도 하다 하지요.

초원 뿐만 아닙니다. 테를지 강 상류로 조금만 이동하면 삼림지대에 온 듯 한 나무숲도 멋지지요. 거북이 모양의 큰 ‘거북바위’와 ‘기도하는 손’으로 보이는 유명한 암석도 빼 놓을 수 없습니다. 말과 낙타를 탈 수도 있고 사냥을 위해 길들여진 매를 팔에 올리고 사진도 찍을 수 있지요.

테를지 강에는 최대 2m까지 자란다는 연어과 타이멘(Taimen) 어종도 있으니까요. 참으로 신비하다 할 정도입니다. 초원 들판에 굴을 파고 사는 작은 설치류들과 여우, 250여 종이 넘는 작은 새들도 볼거리입니다. 저도 아직 보진 못했지만 깊은 산에는 불곰도 있다 하지요.

그리고 역사와 함께 자세히 테를지를 보자면, 1930년대 몽골 사회주의의 불교 탄압을 피해 승려들이 숨은 바위도 있구요. 1900년대 초에 지어진 아리야발 사원(Арьяабал бурханы бясалгал, номын хийд)에는 몽골을 위해 기도하며 승려들이 그린 탱화도 있습니다.

이 멋진 풍경과 자연, 이야기들을 만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여행이지요. 떠남의 실행력입니다. 때론 우리 신앙도 그렇지 않나 생각합니다. 말씀은 알고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것도 알지만, 기도하지 않고 실천하지 않는다면 그 신앙의 풍성함을 결코 맛볼 수 없겠지요. 이렇게 아름다운 테를지 풍경도 와서 보아야 알 수 있듯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