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목회 칼럼

몽골 초원에서 만난 블랙 야크(Yak) (2023.09.03)

작성자
한인교회
작성일
2023-09-01 19:32
조회
112
몽골 초원에서 만난 블랙 야크(Yak) (2023.09.03)

이상수 목사

몽골 초원에는 많은 동물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습니다. 여행 중 흔히 보이는 양떼들도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하지요. 소들이 마저 길을 건널 수 있도록 여유도 부려 보고요. 어떤 가축들이 있는지 천천히 살펴봅니다. 어라? 소처럼 생겼는데 배에 털이 길어 땅에 닿을 것 같은 친구들이 있습니다.

몽골에서 만날 수 있는 야크(Yak)입니다. 야크는 소과에 속하는 포유류입니다. 그리고 길들여진지 오래 되지 않은 가축이라고 하지요. 일반적으로 소보다 어깨 높이도 더 높습니다. 무게도 좀 더 나가고요. 눈에 띄는 것은 땅으로 향한 배 쪽의 긴 털이지요.

야크는 주로 해발 3,000m 이상의 고산지대에 서식합니다. 히말라야 산맥이나 티베트, 몽골 북부에 살고 있습니다. 높은 고도와 영하의 기온에 살기에 모피 털의 보온성도 매우 우수합니다. 몽골 상점에서도 종종 야크 털로 만든 양말을 볼 수 있지요.

가죽 내부 섬유질의 밀도도 높아 야크 가죽은 모피 시장에서 제법 가격이 나간다네요. 진한 야크의 우유는 주로 버터를 만들고요. 야크는 원래는 힘이 좋아 유목민들의 짐을 운반하는데 낙타보다 더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험준한 산길도 무거운 짐을 싣고 하루에 30km 이상 갈 수 있다니까요.

야크 폐활량도 좋아 고산지대에 살기 적합하지요. 7월 중순이 지나면 몽골 흡스골이나 으블항가이 지역에서는 ‘몽골 야크 축제’도 열립니다. 흡스골 지역 경제의 30%정도가 야크와 관련되어 있다니까요. 절대 만만하지 않습니다.

으블항가이 지역에서는 야크 경주와 훈련, 야크 폴로 경기, 야크를 이용한 제품 대회 등 다양합니다. 이렇게 야크 이야기를 하다 보면 그런 생각이 듭니다. 빠르게 흐르는 강도 잘 건너고요. 가파른 바위 경사도 오르고요. 고산지대와 영하 40도의 혹한의 추위도 견지는 야크니까요. 참 강한 동물이라고 말이지요.

실제로도 야크는 강한 동물입니다. 우직하고 듬직하지요. 영하 45도, 50도가 되어도 잘 견디지요. 황소와 다른 소들은 추워서 감기도 걸리고 신음소리를 내도요. 야크는 끄덕 없는 듯 보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아무렇지 않아 보이다가(?) 한 번에 쓰러지는 동물이 또 야크라네요.

그래서 추운 겨울이 되면 소는 증상을 보고 담요도 덮어주고 하지요. 하지만 야크는 증상이 없어 그냥 지나치다 쓰러지는 것이지요. 우리네 삶과 인생도, 신앙도 때론 그런 듯 합니다. 다른 사람이 보는 눈이 그래서, 나는 원래 강한 사람이라서 내색 없이 있다가요. 갑자기 무너지게 되면 정말 걷잡을 수 없지요.

무거운 짐을 굳이 그리 홀로 지고 가는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요. 그 짐을 대신 져주신 주님의 십자가가 우리 앞에 있다는 사실이지요. 때론, 아프면 아프다 말해도 괜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