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목회 칼럼

몽골의 무서운 이야기 (2023.07.23)

작성자
한인교회
작성일
2023-07-22 07:43
조회
138
몽골의 무서운 이야기 (2023.07.23)

이상수 목사

여름입니다. 여름이면 무더위 때문인지 밤이면 으스스한 이야기를 하곤 했지요. 듣다보면 진짜 그런가 하고 등골이 서늘해지던 이야기 말입니다. 학창시절에 더 많이 이야기 하곤 했던 것 같아요. 특별히 화장실이나 공동묘지 이야기가 많았던 것 같은데요. ‘빨간 휴지 줄까 파란 휴지 줄까’하는 이야기나, ‘내 다리 내놔’ 하며 따라 오던 존재(?)들의 이야기 말이지요.

몽골에서는 이런 이야기들이 있을까 궁금해 졌습니다. 그래서 몇몇 분들에게 물어보았지요. 몽골에도 한국과 같은 무서운 이야기들이 있냐고 말이지요. 그러면서 재미난 이야기들을 듣게 되었습니다. 몽골의 무서운 이야기 말이지요.

몽골은 영혼의 존재를 믿습니다. 사람이 죽어도 그 영혼이 존재한다는 것 말입니다. 그런데 한국과는 좀 다른 점이 있는데요. 한국에서는 그 죽은 존재들이 산 사람들에게 해를 끼칠까 염려하지요. 그래서 무속신앙에서는 그 영혼들을 달래기도 합니다. 그리고 직접적인 해를 받지 않으려 집안 구석구석 참 많은 귀신들을 두려워했지요.

그런데 몽골에서는 그 존재들에 대한 직접적인 두려움보다는요. 눈에 보이는 실제적인 두려움입니다. 그래서 몽골 여름밤의 무서운 이야기도 실제 일어난 일이거나 있을 법한 이야기들입니다. 광활하고 변화무쌍한, 이길 수 없는 엄청난 자연이 있는 곳이라 그럴까요. 이런 이야기들입니다.

초원에 신혼부부가 게르를 차려 나갔는데요. 잘 있나 친정 부모님들이 오랜만에 방문을 한 것이지요. 그랬더니 게르는 다 망가져 있고 게르 위에 어떤 검은 물체가 휙휙 지나가더라는 것이에요. 남편은 양치러 갔다가 낭떠러지에서 운명을 달리했고요. 새색시만 홀로 게르에 있다가 정신 이상까지 온 이야기지요. 아무도 없는 초원에 홀로 남겨져 있었을 여인을 생각하면 공감도 되고요. 오싹해지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영하 40도의 겨울에 좋은 차를 몰고 가던 사람이요. 차가 고장이 나서 고립이 된 것이지요. 그래서 홀로 옷가지며 종이며 태우기 시작했답니다. 그리고 나중에는 타이어까지 다 태우게 된 거에요. 그리고 죽기 직전에 이런 글을 바닥에 썼다네요. ‘아무리 좋은 차라도 믿지 마라’ 몽골 겨울의 혹한의 추위를 잠깐이라도 경험하신 분들은 오싹하실 겁니다.

몽골에서는 이런 실제적인 일들이 두려움입니다. 그래서 어떤 영적인 존재보다도 그 존재들을 중개하는 사람에 대한 두려움이 더 큰 것 같더라구요. 무속신앙의 샤먼(무당)이나 불교의 람(승려)에게 말이지요. 마찬가지로 교회의 목사님에 대해서도 약간 그렇구요.

그래서 현지 분들에게 참 설명하기 어려웠던 것이요. 성령님께서 우리에게 오셔서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내용 말입니다. 영적인 존재의 중개자도 무서운데요. 그 큰 하나님이 나에게 오신다는 말이 쉽게 이해를 못하시더라구요. 또한 성령의 체험이나 영적인 경험들을 하게 될 때도 많이 무서워하고요.

우리들은 어떤가요? 어떻게 보면 우리를 성전 삼으신다는 하나님의 말씀이요. 무섭고 두렵고 떨리는 일 같습니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하셔서 하나님은 온전히 우리를 사랑으로 품으셨지요. 더 이상 상처와 아픔 없는 삶으로 인도하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