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목회 칼럼

어른이 먼저 드셔야지 (2023.05.14)

작성자
한인교회
작성일
2023-05-10 16:15
조회
140
어른이 먼저 드셔야지 (2023.05.14)

이상수 목사

몽골에 살면서 한국과는 다른 점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문화 차이겠지요. 때로는 정말 많이 달라 때론 문화 충격(?)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한두번 몽골 여행으로는 잘 눈치 채기 어렵지만 말이지요. 이런 점들을 어떻게 인식하고 대하여야 할까 고민이 되지요. 문화 차이를 이해하고 서로 존중하면 좋겠지만, 문화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거나 배우려는 태도가 없다면 분명 쉽지 않지요. 나의 문화와 상대방의 문화 모두 말입니다.

지금은 많이 달라졌지만 몽골 분들을 보며 한국 분들이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 중의 하나가 ‘인사’ 예절입니다. 한국에서는 허리와 고개를 숙여 공손히 인사하지요. 이런 인사를 기준으로 본다면 몽골 분들은 인사를 안 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지요. 몽골에선 고개 숙여 인사하기도 하지만 때론 말로만, 손짓이나 눈인사를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모임에 참석할 때도 인사하고 들어가고 갈 때도 인사하고 가는 한국과는 다릅니다. 때로는 온다 간다 말도 없지요.

그리고 몽골 분들은 겉과 속이 다르면 진실하지 못한 사람이라 생각 한다네요. 한국에서는 싫은 사람에게도 친절하게 인사할 수 있지만요. 몽골에서는 싫어하는 사람에겐 인사도 하지 않지요. 그렇게 하는 게 자신에게 솔직하며 진실한 사람은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그래서 인사하기 싫으면 눈도 피하고 자리도 피합니다. 하지만 유의해야 할 것은 실제 바쁜 일이 있어서 그럴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전에 어느 식사 모임에 갔는데 사람들이 다 오기도 전에 몇몇 몽골 분들이 먼저 식사를 하고 있는 것이지요. 참 당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러다 몽골 유목문화 이야기를 듣고 나서 이해가 되었습니다. 한국 농경문화에서는 함께 일하고 함께 식사를 합니다. 그래서 어른이 수저를 드신 다음 다른 사람도 식사를 하는데요. 몽골에서는 양과 가축을 돌봐야하기 때문에 차려진 식사를 먼저 온 순서대로 하는 것이지요. 다같이 모여 식사하다가는 아마 늑대가 양들을 다 물어가도 방법이 없겠지요.

그래서 모임에서 파할 때도 서로 인사하며 헤어지는 한국과 달리 일이 있으면 조용히 먼저 가기도 하는 것이지요. 이런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면 몽골 분들을 예의범절이 없는 민족이라 오해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절을 가르쳐야 한다고 열을 올리는 분들도 봅니다. 문화는 다른 것일 뿐 높고 낮은 것이 없을 텐데요. 기준이 어디에 있는지가 중요하지요. 내 중심으로 볼 것이 아니라 함께 보고 생각하는 기준 말입니다.

우리의 신앙도 그렇지 않은가 생각해 봅니다. 함께 그리스도를 믿고 행복을 향해 나아갑니다. 그리고 서로를 믿음 안에서 바라보지요. 하지만 신앙과 정의의 기준이 자신이라면 상대를 바라보며 그 연약함을 비판하며 정죄하게 되지요. 그 기준을 온전히 그리스도 예수께 두어야 합니다. 그래야 그 사랑에 녹아져 서로의 허물도 용납하고 더 행복한 기쁨의 공동체가 될 수 있을테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