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목회 칼럼

이름 없는 순례자 (2023.01.08)

작성자
한인교회
작성일
2023-01-06 18:25
조회
128
이름 없는 순례자 (2023.01.08)

이상수 목사

러시아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 입니다. 말씀 앞에 진지했던 신앙인이 있었습니다. 말씀을 읽다가 '기도를 쉬지마라'는 대목에서 눈길이 멈추었습니다. '어떻게 쉬지 않고 기도할 수 있지?' 물음이 들었습니다. 곰곰히 생각하다가 좀 더 읽어 보자 했지요. '쉬지 말고 기도하라'는 말씀에서 더 읽어 내려갈 수 없었습니다. '어떻게 쉬지 않고 기도할 수 있을까?'

그렇게 이 신앙인은 순례의 길을 떠납니다. 항상 기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말이지요. 그렇게 기도하는 사람이 있을까 하고 떠난 길이었습니다. 그렇게 떠난 길에서 그는 오래 전 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기도책을 소개 받기도 합니다. 필로칼리아(수덕의 실천)이라는 책인데요. 묵상하며 그의 기도가 깊어 집니다.

기도를 하며 신비를 체험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항상 기도하는 사람들을 만나기도 하는데요. 어떤 사람은 자신의 호흡에 맞추어 기도를 하기도 했습니다. 들숨과 날숨에 맞추어 '주 예수 그리스도여, 저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이렇게 기도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그렇게 기도하다가 잠이 들면 의식이 없으니 기도를 멈추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쉬지 않고 기도하는 방법을 심장소리에 맞추어 기도하기도 합니다. 심장소리에 맞추어 기도를 하다보면 의식이 없을 때에도 심장은 뛰고 그 심장이 기도를 하고 있을테니까요. 기도에 진지합니다. 그렇게 기도하다가 초대 그리스도인들이 묵주(염주)를 돌리며 기도를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구슬을 꿴 묵주를 돌리며 기도를 하지요.

지금 우리에게는 좀 어색해 보이고 이상해 보이는 이야기 입니다. 하지만 이 이름 없는 순례자가 기도에 있어서 얼마나 진지했는지 이야기들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하는 기도에 대하여 얼마나 진지한가요? 우리의 기도는 허공에 흩어지는 메아리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들으시고 예수님께서 중보자가 되신다 하셨지요.

또 어떻게 기도해야 할지 모를 때 성령님께서 우리를 대신하여 간구하신다 하십니다. 들으시는 분이 있고 또 돕는 분이 계십니다. 그렇게 소중한 기도입니다. 어쩌면 우리가 드리는 기도에 확신이 없고, 그렇게 자신이 없는 것은 우리가 그만큼 기도에 진지하지 않았던 것은 아닐까요? 신앙에는 아무리 진지해도 다함이 없습니다.

오히려 하나님 앞에서 진지하지 않은 자세, 경솔함이 어리석음으로 빠지는 실수를 범하게 하지요. 좀 진지하다고, 너무 진지한거 아니냐고 주변에서 뭐라고 하나요? 괜찮습니다. 실은 그 진지함이 바로 성도의 매력이기 때문이지요. 올해는 기도에 진지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또한 하나님 앞에 많은 응답을 받는 2023년 되기 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