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목회 칼럼

엉터리 기도자 (2023.01.15)

작성자
한인교회
작성일
2023-01-13 15:00
조회
117
엉터리 기도자 (2023.01.15)

이상수 목사

몽골에는 새해를 시작하는 몇몇 좋은 전통이 있습니다. 집 청소를 깨끗하게 하고, 빌린 돈이 있으면 갚기도 하지요. 연말연시는 가족들과 함께 집에 모여 축하하고 축복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새해에 떠오르는 해를 높은 산에 올라 바라보며 소원을 비는 것은 한국과 비슷한 정서네요.

집 청소를 한다는 것은 그동안 묵은 때와 먼지를 닦아 내고 털어 낸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빌린 돈을 갚으며 자신의 허물을 정리하고, 다시 새롭게 새로운 해를 바라보는 모든 것이 희망을 품게 합니다. 다시 자신의 삶에 좋은 기운, 복을 비는 모습들이지요.

2022년 한 해를 마무리 하며 성도님들과 어떤 기도를 드릴까 고민을 했었습니다. 보통은 한 해를 시작하며 희망으로 신년기도회를 하지요. 한 해를 마무리 하는 기도를 드리자 했습니다. 이유는 말씀을 묵상하며 기도를 할수록 잘못 드린 기도가 참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시작한 기도가 2022년 마지막 주간에 드린 ‘신년맞이 특별새벽기도회’였습니다. 이름은 ‘신년맞이’였지만, 주제는 ‘수습기도, 다시 고쳐 드리는 기도’였지요. 한 해를 마무리하며 또 새로운 한 해를 맞으며, 늦었다고 생각될 때 다시 우리의 기도를 고쳐 하나님 앞에 올렸으면 하는 마음에서였습니다.

울란바타르 한인교회에서 처음 하는 특별새벽기도회였습니다. 코로나19로 2년간을 예배당에 모이지 못했었고, 또 영하 30도의 겨울 추위에 날을 잘못 잡았나 염려도 살짝 되었습니다. 하지만 우려도 잠시 기도를 사모했던 많은 분들의 열정을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기도는 특별한 내용보다는 제가 잘못 드렸던 기도, 그리고 주님께서 깨닫게 해주신 기도를, 저의 연약함을 나누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렇게 주제를 삼아 ‘하나님이 원하시는 기도, 하나님 관점에서 기도, 하나님 형상 회복 기도, 하나님께 내어 드리는 기도,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기도’를 드렸습니다. 그렇게 우리들의 2022년이 조금이라도 수습되길 소망하면서 말이지요.

그러기 위해서 우리가 꼭 기억하고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새롭게 떠오르는 해를 보며 복을 빌어도, 도덕적 관점에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 해도, 그 빛을 주시는 분도 하나님이시오, 겉모습 뿐 아니라 우리의 영혼의 돌이킴을 원하시는 분이 계시다는 것 말입니다. 새해에는 엉터리 기도가 아닌 제대로 하나님 앞에 기도하는 날 되길 소망합니다.

하나님께서 열어주신 2023년을 다시 시작합니다. 모든 성도님들의 가정에 주님의 축복이 가득하길 또 기도합니다. 그리고 새해 새롭게 세우는 여러 계획 가운데 주님의 빛과 지혜가 함께 하길 중보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