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목회 칼럼

보쯔(бууз)가 또 다 녹겠네! (2023.01.22)

작성자
한인교회
작성일
2023-01-19 13:34
조회
149
보쯔(бууз)가 또 다 녹겠네!  (2023.01.22)

이상수 목사

몽골도 한국과 같이 새해를 두 번 맞이합니다. 양력을 기준으로 신질(Шинэ жил)이라 새해를 보내고, 또 음력으로 차강사르(Цагаансар)로 새해를 보내지요. 중국도 음력 설을 춘절(春节)로 보냅니다. 동아시아 문화권에서 볼 수 있는 음력 명절 문화입니다.

우리가 지금 쓰고 있는 달력은 양력이라 하는 그레고리력(Gregorian Calendar)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고 있지요. 하지만 예전에는 30일을 기준으로 모양이 변하는 달을 기준으로 측정을 했습니다. 이렇게 측정하면 바닷물의 조수간만을 파악하기도 쉬워 수산업, 항해술 등 많이 사용이 되었지요. 물론 농사에도 도움이 많이 되었구요.

그래서 불편한 듯 보여도 음력 문화와 명절이 존재하는 이유가 아닌가 싶습니다. 실은 불편한 것이 아니라 계절과 변화의 아주 정확한 기준이 되어 주니까요. 몽골에도 이 음력 문화가 남아 있는 것이 바로 우리의 구정 명절과 같은 차강사르입니다. 그리고 여름 해가 가장 긴 날에 나담(축제)가 열리지요. 말타기, 활쏘기, 씨름 같은 전통 행사들도 하면서 말입니다.

그래서 차강사르가 지나면 봄, 나담이 지나면 가을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여전히 추운 영하 20~30도의 날씨지만 차강사르가 지나면 따듯해 지는 것 같아요. 나담이 지나면 선선해지는 것 같고 말이지요. 물론 요즘 나담은 혁명기념일인 7월 11일 경, 차강사르도 2월 중순 경으로 매년 정해집니다.

몇 해 전부터 차강사르에 보쯔가 다 녹았다는 말을 종종 듣습니다. 한국의 만두와 같이 몽골도 구정에 고기만두를 많이 만들거든요. 가족들과 먹고 또 세배 오는 사람들과 같이 먹으려고 하니 적게는 500개에서 많게는 2,000~3,000개를 가정마다 만듭니다. 그리고 밖이 추우니 자연 냉동고인 베란다나 게르 통로에 보관을 합니다.

그런데 날이 따듯해지니 그렇게 보관하는 보쯔가 녹는 거지요. 기후 온난화인가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알고 보니 1월과 2월을 오가는 구정 음력에 차강사르를 맞추지 않고 2월로 정해서 였습니다. 동지를 지나 한 달 쯤 되는 날이 제일 추운 구정도 지나 또 한 달이 되니 날이 풀려 보쯔가 녹을 수 밖에요.

우리의 신앙의 기준은 어디에 두고 있는가 생각해 봅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기준에 되어 여전히 풍성하고 아름다운지, 아니면 나의 생각이 기준이 되어 그렇게 흔들리는지 말이지요. 기준을 바로 두어 냇가에 심기운 나무처럼 풍성한 2023년 되기를 축복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