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목회 칼럼

새해 복은 어디에서 오는가 (2023.02.26)

작성자
한인교회
작성일
2023-02-24 10:22
조회
161
새해 복은 어디에서 오는가 (2023.02.26)

이상수 목사

몽골의 음력 새해인 차강사르(Цагаансар)로 한 주간을 보냈습니다. 새해를 맞이하는 몽골의 풍경은 참 고즈넉하니 보기 좋습니다. 새해의 전날인 한해의 마지막 날에는 가족들이 모두 모여 함께 식사를 합니다. 새해를 시작하기 전에 빚진 것이 있으면 갚으려 하고, 집안도 깨끗하게 청소하며 희망찬 새해를 기대합니다. 그리고 새해에 먹을 고기만두인 ‘보쯔’와 여러 음식을 준비합니다.

보쯔와 함께 차강사르에 먹는 음식은 ‘버브’라는 넓적한 빵입니다. 이 빵으로 3층에서 5층 단을 쌓고 ‘아롤’과 같은 딱딱한 유제품 등을 쌓습니다. 그리고 우유를 끓여서 먹는 ‘수테체’도 구수하니 맛이 있지요. 감자와 계란 등으로 만든 ‘샐러드’는 집집마다 맛이 조금씩 다른게 먹는 재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차려진 음식의 한 가운데에는 양을 통째로 쪄서 올린 ‘오츠’라는 요리가 있습니다. 오츠는 칼로 조금씩 베어서 먹습니다.

차강사르의 음식은 한 가족만 먹지 않습니다. 옛날 우리네 설날에 어르신들 계신 집집마다 세배를 다녔는데요. 몽골의 풍습은 ‘델’이라는 전통 옷을 입고 어르신들이 계신 곳에 인사를 갑니다. 그리고 세뱃돈도 드리구요. 이렇게 인사를 가면 수테체, 보쯔, 샐러드, 오츠 등 음식들을 차례로 내오고 또 맛도 볼 수 있습니다. 정겨운 이야기와 새해의 덕담을 나누는 것은 가족과 이웃이 복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줍니다.

또한 차강사르에는 높은 산에 올라 새해에 뜨는 첫 번 해를 보고 소원을 빕니다. 저도 언젠가 한국에 있을 때 새해에 뜨는 해를 본다고 동해안으로 향했던 적이 기억이 나는데요. 그렇게 처음 뜨는 해를 보며 마음도 새롭게 하고 한 해 동안의 건강과 바램을 기도하는 것이지요. 신앙심입니다. 이런 신앙심은 평소 매일 이른 아침에도 이어집니다. 출근을 하기 전 성스럽게 생각하는 하얀 우유를 가지고 동서남북 사방으로 뿌리며 복을 빌고 기도합니다.

행복하길 바라는 것, 복을 비는 것이 잘못된 행위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누구나 행복하길 바라니까요. 그런데 가만 보면 신앙인들도 그렇게 문화와 풍습이라는 이름으로 소원을 빌고 있다는 것이지요. 때로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나쁜 일(?)을 당할 것 같은 두려움으로 말입니다. 저는 몽골의 교인, 신앙인들에게 그런 말을 드립니다. 해를 보고 복을 빌면 그 복이 이루어질까요? 해를 만드시고 인생에 내리는 축복을 주시는 분께 기도를 하는게 맞지 않을까요?

습관적으로 세상의 풍습이 맞는가하여 흔들리는 것이 우리들 삶입니다. 하지만 말씀은 기록을 하지요. ‘까닭 없는 저주는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이 모든 복의 근원’이라 말입니다. 하나님께 기도하며 모든 복을 이루시는 한 해 되시길 축복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