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목회 칼럼

어떻게 숨 쉴 수 있을까? (2023.03.12)

작성자
한인교회
작성일
2023-03-09 13:12
조회
171
어떻게 숨 쉴 수 있을까? (2023.03.12)

이상수 목사

몽골에서는 물 만큼이나 이슈가 되는 것이 공기(대기)입니다. 몽골을 소개하는 영상이나 몽골의 사진을 보면 푸른 초원과 밤하늘의 별이 참 아름답지요. 하지만 정말 천국과도 같은 이런 몽골의 여름은 채 3~4개월이 되지 않습니다. 7월 중순 ‘나담’ 축제를 기준으로 전후 한 날이 제일 좋지요. 정말 몽골의 여름은 참 좋습니다. 도시를 약간 벗어나면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아름다운 초원의 넉넉함을 마음에 담을 수 있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초원과 유목 문화의 게르, 밤하늘의 쏟아질 듯 한 별들과 우유를 뿌려 놓은 듯한 은하수!

몽골의 모든 계절이 여름 같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여름이 지나 9월에 들어서면 슬슬 눈이 내리는 날이 많이 지지요. 그러면 이제 난방의 계절이 시작됩니다. 몽골은 중앙난방입니다. 화력 발전소에서 제공하는 온수관을 통해 가정 마다 난방과 온수가 제공되지요. 하지만 이것도 일부 시내지역 아파트와 관공서 등에 제한됩니다. 시내에서 외각 쪽으로 이어진 게르 지역에는 이 난방관이 연결되지 못한 곳이 많습니다.

난방관이 연결되지 않으면 상하수도가 설치가 되지 못합니다. 영하 40~50도로 내려가는 극심한 겨울의 추위 때문입니다. 그래서 시내에서 조금 떨어지게 되면 마을 공동우물에서 물을 길어서 먹고 화장실도 재래식으로 마당에 설치를 합니다. 그리고 게르와 개인 건물에서도 석탄을 때어 난방을 시작합니다. 물론 전기는 대부분 들어가지만 전기로 난방 하기는 비용면에서도 쉽지 않지요.

석탄도 무연탄을 개발하고 제공하려 노력을 하지만, 많은 경우 탄광에서 가져온 석탄으로 난방을 합니다. 매캐한 연기가 겨울만 되면 울란바타르를 뒤덮는 것이지요. 겨울이면 바람도 잘 불지 않아 분지 지형인 울란바타르는 하루 종일 희뿌연 매연 가운데 감추어집니다. 대기의 질이 좋지 않아 많은 아이들이 병을 얻고 사람들의 건강도 악화됩니다. 10월이면 들어서는 겨울의 길목부터 3월까지는 참 어렵지요. 그리고 3월을 지나며 봄이 되려나 보다, 이제 좀 매연은 없어지겠네 했지요.

그런데 웬걸요. 아침에 나오는데 다시 하늘이 뿌옇습니다. 매연은 아니고 안개도 아닌, 네 이것은 사막화된 곳과 들판에서 날아온 황사입니다. 이렇게 황사 가운데 2~3개월은 더 지나야 여름 몽골이 오겠지요. 환기한다고 잠시 창문을 열어 놓았는데, 바닥이며 책상 위에며 날아온 황사와 먼지가 한 가득이네요. 겨우내 참았던 숨을 내 쉰다고 창문을 열었는데 쌓인 먼지를 보며, 다시 사순을 묵상합니다.

쉽지 않은 인생에서 이리 저리 오해가 쌓입니다. 답답한 매연처럼 문제들도 그대로 인 듯하지요. 털어보자, 이제는 내려놓자 하는 마음에 활짝 연 마음의 창문에는 다시 한 가득 다른 이야기들이 몰려와 수근 거립니다. 정말 이런 작은 고난들에도 무너지고 숨이 잘 안 쉬어지곤 하는데, 주님은 어떻게 우리를 위한 그 희생의 길을 걸어가셨을까요? ®